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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Wave
2D Digital Animation, Sound, 01:49, 2025
2025 VIDO SUMMER: 장면의 잔상들
한발 내딛기도 힘든 날이 있다. 그래도 느린 걸음으로 가까운 바다나 동네를 산책한다. 무작정 걷다 보면 화가 났던 감정도, 우울했던 감정도, 기뻤던 감정도, 후회되었던 감정도 모두 발자국에 모아 비밀번호로 잠가놓은 느낌이 들었다. 마음속 깊숙이 올라오는 해묵은 감정들을 떠밀려오는 파도가 긁어 가져가는 듯한 착시효과로 인해 즉시 마음이 평온해지기도 했다. 이 작품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아침 해가 떠오를 때의 바다 산책을 상상하며 만들었다. 굳건하게 버티고 있던 나만의 세계가 흔적도 없이 무너진 후 다시 시작하는 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이 작품이 내 세계가 한 번 무너져서 절망적인 순간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보이기를 희망한다. 적어도 나는 상상 속 아침의 바다였어도 희망의 틈을 찾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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